현대제철, ‘정규직 전환’ 시정지시 외면…자회사 고용 ‘꼼수’ 발표

노동부, 불이행 과태료 부과…순천 46억 5천·당진 73억 3천만 원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병용)는 20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병용)는 20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현대제철이 정부가 내린 불법파견 시정지시 이행을 미루다가 ‘꼼수’를 내놓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지회장 이병용)는 20일 오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회장과 안 대표 구속수사를 촉구한 뒤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울러 검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이강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 윤부식 민주노총 전남본부장, 민점기 진보당 전남도당 지도위원을 비롯해 현대제철 순천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등 모두 2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6일 언론을 통해 현대제철은 차별해소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당진,인천,포항)에 자회사(현대ITC) 설립을 발표하였다”고 하면서 “이는 말장난으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여 수십 년 동안 자행한 불법파견을 회피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싼 비용으로 사용하여 이윤 창출을 한 현대자본의 천박한 장난에 불과하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대법원에 계류중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속임수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이는 불법파견 시정지시의 주체인 고용노동부와 검찰 그리고 법원까지 현대자본이 기만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성장했고, 오늘날에도 각종 혜택을 엄청나게 받고 있는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인색한 것은 모두 현대기아차그룹 총수의 경영관이나 윤리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하면서 정 회장과 안 대표 구속수사를 강하게 촉구했다.

끝으로 “파견근로자보호법에 따르면, 법 위반 시 1인당 최대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삼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야 한다고 한다. 순천공장만 하더라도 현대차그룹 총수나 현대제철 대표이사는 1,500년 넘게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검찰은 자본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성역 없는 수사로 엄정한 처벌을 진행하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병용 지회장은 “불법파견인만큼 현대제철이 직고용해야 함에도 이를 거부하고 자회사 꼼수로 나오는 이유는 처벌받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검찰이 자기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면, 불법파견으로 처벌받지 않는 거대 자본이 꼼수를 부려 자회사를 만드는 이 기막힌 현실을 검찰이 바로잡지 않는다면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병용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 등이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고소장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제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이병용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장 등이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고소장을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에 제출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기자회견 직후 검찰청에 정 회장과 안 대표 고소장을 제출하고, 검찰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고용노동부(노동부)는 지난 2월 불법파견 시정지시서를 통해 3월 22일까지 불법파견 비정규직에 한해 정규직 전환과 증빙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제철 측은 기한 연장을 요구했고, 기한을 넘겨 지시 불이행이 되자 지난 2일 120억여 원에 이르는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당시 정규직 전환 규모는 순천공장 516명 전원, 당진공장 700여 명 규모였다. 이에 노동부는 순천공장에는 46억 5천만 원, 당진공장에는 73억 3천만 원 규모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지난 6일 언론을 통해 현대아이티시(ITC) 등 사업장별로 100% 자회사를 설립해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를 이르면 9월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채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20일 기자회견 직후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20일 기자회견 직후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고 있다. ⓒ순천광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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